(원래의 순서를 그대로 따르지는 않고 범주화하면서 정리하는 것을 시도했다. 빠른 장면 전환을 일일이 따라 서술하는 것보다 '주제 의식' 찾기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연
반주가 강조되지 않은 상태로 유현의 노래와 함께 시작한다. 처음에 시작하는 장면에서는 유현 얼굴 위주로 화면이 강조되고 배경이 흐릿하게 보이는데 카메라 각도와 시점이 달라지면서 자연(꽃밭) 속에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람이 불고 꽃잎이 날리는 모습을 보여 아름답고 편안한 자연을 나타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장면에서 한동도 꽃밭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인다. 이후 장면에서 꽃밭에서 즐거워하는 장면도 보인다. 다만 꽃밭 장면에 실제 들판의 장면이 아니라 스튜디오 설정처럼 보이는 것이 있는데 오히려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도시
군무의 배경이 도시라고 하겠는데 비록 조명이 보이기는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마무리 공사가 되지 않은 채로 공사가 중단된 건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삭막한 도시'라는 관용적 표현으로 충분히 느낌을 나타낼 수 있을 것 같다. 시연이 단독으로 나타나는 장면 전후로 감시탑 같은 시설이 보이는데 난간이 망가져 있고 별똥별인지 무엇인가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는데 아포칼립스 3부작 중에 마지막인 것처럼 도시 문명의 종말, 재앙 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가현이 원형 건물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11층~12층 높이의 원형 건물인데 사람이 더 떠난 곳 같은 느낌도 들게 한다. 파놉티콘을 연상하게 하게도 한다. 좀 특이한 것으로 뾰족한, 부러진 기둥 같은 것이 마당에 꽂혀 있는 것처럼 보이고 붉으스름한 색으로 빛나고 있다. 혹시 어디에서 떨어져 거기에 꽂혀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꿈과 현실
처음에 자연 속에서 유현이 등장하는 장면에 갑자기 새털 같은 것이 날리고 상자가 몇 개 보이고 사람들이 떠나버린 듯한 느낌의 도시 풍경이 보인다. 그렇다면 처음의 자연 속 유현 모습은 잠시 생각에 빠졌던 것일 수도 있겠다. 현실 앞에 잠시의 꿈은 사라져 버린다. 이후에 장면이 바뀌며 유현이 말 탄 장면이 보이는데-실제로 말 타고 어디 가지는 않지만-자연 속에서의 삶을 지향, 긍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이후 장면에서 다시 꽃밭 풍경이 보이고 뒤에 불꽃놀이하는 것 같은 풍경도 보인다. 허무하게 현실 앞에 꿈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손이 보이는데 장면이 이어지면서 보면 지유가 흰 블록 벽에 기대어 어딘가를 바라보는데 이러한 곳을 넘어 다른 곳을 지향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에 꽃밭 속에 앉아서 노래하는 장면도 나타난다. 다시 벽에 기댄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저곳을 생각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나비 카드와 그림
가현과 다미 둘만 등장하는 장면에서 황금색 나비와 칼이 새겨진 카드가 보이는 장면이 보이는데 다미가 가현에게 건낸다. 이후에 손으로 그 카드를 들고 있어서 처음에는 빨리 지나가서 상대적으로 잘 보기 어려운데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보기 쉽다. 나비와 칼이 새겨진 모습에서 칼과 방패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데 자연을 지킨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다미가 약간 어두운 콘크리트 시설물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눈과 입술 위주로 그린다. 추상화 같아 보이기도 한데 '바르게 보고 말하자'라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이후에 서술하는데 한동이 앞서서 일곱 명이 함께 걸어나가는 장면에서 보이는 자연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물도 보인다.
떠나기
현재 사람이 없는 듯한 건물에 사람들이 후드가 달린 흰 옷을 모두 입고 말 없이 같은 방향을 보고 서 있다. 가현이 붉은 후드를 젖히고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인다. 같은 색 옷을 입고 말 없이 같은 방향을 보고 서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현대 도시 문명에 박혀 있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미 정해진 듯한 삶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가현을 통해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미가 가현과 비슷한 색의 옷을 입고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공사가 중단된 건출물들이 멀리 보이는데 '우리는 주어진 방향을 받아들이지 않고 나아가고 멀리 미래를 본다'고 하는 의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동이 앞에 서고 약간 뒤에 시연과 다미와 함께 도시 밖으로 걸어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곳을 떠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앞 장면에 다미가 혼자 걷던 장면과 이어져 '함께' 나아가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더 멀리서 바라보는 장면으로 바뀌면서 구성원 일곱 명이 함께 걸어가고 있다. 추가로 흙덩이 같아 보이는 것이 함께 떠가는 곳이 보이는데 다른 곳에서 새로 싹틔울 것을 기약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수아와 시연이 함께 서 있는데 번개 같은 것이 치면서 콘크리트 시설이 부서지는데 시연이 번개 같은 것을 몸으로 막아 수아를 구하는 장면이 나온다(시연이라야 더 어울리는 것 같다. vlive의 유명한(?) 이야기가 괜히 떠오른다). 수아의 약간 존경하는 듯한 느낌의 표정도 재미있다. 이후 장면에서 수아가 폭격 같은 상황에서 무너지는 콘크리트 건물에서 새를 따라 공중에 날아오르는 장면에 보인다. 새는 자연, 희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더 늦기 전에 떠나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마무리
불꽃놀이가 있는 도시에서 군무가 벌어지는 장면이 있고 이후에 시연이 운전석 문이 열린 차에 앉아 있는 장면이 보이는데 모아서 함께 떠난다는 생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원형 건물에 가현이 서 있는 장면에서 가현이 붉게 빛나고 있는 기둥을 바라볼 때 벌집 모양이 걷히며 원형 건물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이 드러나며 끝난다. 벌집에서 떠나는 벌을 나타내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보호막이 걷히니 도시의 민낯,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리 및 기타
아포칼립스 세계관은 대립적 설정으로 특징을 정리해 볼 수 있겠다. <매종>에서는 천상계와 지상계, <비전>에서는 파괴자와 수호자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면 이번 <본보야지>에서는 자연과 도시라는 속성의 대립적 설정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런데 극단적인 자연 지향으로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문명을 완전히 거부하고 완전한 자연인의 삶을 지향하는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파괴되는 도시를 떠나는 듯한 느낌의 장면이 있지만 물리적으로 멀리 떠난 지역이 선명하게 설정되고 드러나지는 않는다. 꿈과 현실에 교차하는 듯한 장면도 미래는 현재의 행동에 달려있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익숙한 삶에 머물지 말고 환경 문제 등으로 나타낼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신적 자세의 변화를 이끄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뮤직비디오 안에 특별한 제복이 사용되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맞서싸운다는 의미를 강하게 내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향하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RPNaYj6et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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