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간략히 적는다고 했는데 실제로 간략히 되지 않아 어중간해져서 차라리 수정해서 다소 상세하게 서술하는 것으로 바꿨다.)
시작
보물 상자 같아 보이는 상자 앞에 여섯 명이 모여 서 있다(보물 상자 같아 보이는 사물은 <둠치타> 이후로 뮤직비디오에 보인다). 꼭 뮤직비디오끼리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체성 등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화면 왼쪽부터 레아-진희-수담-주-디타-민지의 위치로 되어 있다(위치가 꼭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롭게 볼 필요가 있다). 눈화장이 좀 짙게 되어있는데 나중에 보면 어느 정도 이해된다.
초대장
'주'가 열어보는데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비교적 빠르게 지나가는 편이라 몇 번 반복해서 보아야 했다. 원문의 글꼴까지야 맞출 수 없고 대소문자까지는 맞추었다).
WE INVITE YOU
WE HOPE YOU HAVE A GOOD TIME
When I was going up the stairs,
I met a woman who wasn't there.
She wasn't there again today. I wish, I wish she would go away.
I can hear you what you are saying.
Who am I speaking right now.
여기서 'We', 'I', 'You'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해석의 전망이 보인다.
[추가 사항/2023. 06. 10.] FOX13 SEATLE과의 인터뷰에서 <DOXA> 뮤직비디오가 영화 <아이덴티티>(2003)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취지의 설명이 있어서 확인해 보았다. 해당 영화와 뮤직비디오의 전반적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한 인간의 다중 인격을 다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영화 <아이덴티티>에 위에 적힌 내용과 비슷한 표현이 보이는데 영화에 윌리엄 휴스 먼스(William Hughes Mearns, 1875~1965)의 시 작품 <안티고니시>(Antigonish, 1899)의 일부가 보인다고 하는데 위 초대장의 'When ~ go away'까지 부분이 유사하다(영어 위키백과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했다. 원래의 시에서 'he'가 모두 'she'로 바뀌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터뷰 동영상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78EDqTD2vL4
역할
민지는 흰 날개를 입고(또는 걸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단 '천사'로 설정된 것 같은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기도 해도 순수한 천사(?)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선악의 양면성을 담당했다고 한다. 타락한 천사 같은 모습의 장며을 보이면서 웃음을 보이는 민지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화살을 던지는데 적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애정의 획득은 확실해 보이는 느낌을 준다.
주는 심각한 표정 없이 기괴한 느낌의 탁자에서 혼자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과자를 뿌리는 장면도 나오는데 무엇보다 다른 장면에서 인형이 한의학 치료를 받는지(?) 온몸에 침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타인을 지배하기 위해서나 위해를 가하기 위해 사람 모양을 도구로 사용하는 느낌을 주려고 한 것 같다. 악을 담당했다고 한다.
디타는 무슨 화학 실험 같은 것을 하는지 투명한 기구에 무엇인가 들어있는 것을 들고 있는 모습도 보이는데 내용물이 그다지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다. 가위를 입술로 대는 장면도 보이고 케익을 그냥 무지막지하게(?) 손으로 집어 먹는 장면도 보이는데 벌레 모양 과자를 구해서 케익에 놓은 것으로 보인다. 기괴한 느낌을 주려고 한 것으로 보이고 악을 담당했다고 한다.
진희는 거울이 있는 방 같은 곳에서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좀 취미생활을 강하게 즐기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악을 담당했다고 한다. 다른 장면에서 꽃을 태우는 장면에서도 악으로 설정된 모습이 잘 드러난다고 하겠다(실제로 꽃을 태울 때 화상을 입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레아는 화장으로도 악의 성향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마에 뭔가 난 것처럼 분장이 되어 있는데 독이 좀 퍼져서 그렇게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혼자 등장하는 장면에 이전 앨범의 레아 사진을 활용했다고 한다(일부 사진은 알아볼 수 있었다). 레아가 독을 마셔 빠져드는 장면에 그림도 빙빙 도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악을 지향하는 선을 담당했다고 한다.
수담은 대부분 장면에서 등장하는 화장을 보면 붉은 분위기가 나는데 아주 밝지 않은 색깔이다. 깔끔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밝지는 않아 약간 어두운 느낌도 든다. 다만 주요 장면은 꽃이 가득한 욕조에 누워 있는 장면이라고 하겠는데 꽃 속에서 산다는 의미로 생각한다면 선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분장에 목걸이에 열쇠가 보이는 점이 다소 흥미롭다. 시크릿넘버-락키 구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환
많은 뮤직비디오에서 구성원 한 명씩 등장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한데 대개 (억지로 멋있게 해석한다면) 누구는 이거 하고 있을 때 동시에 다른 누구는 저거 하고 있고... 이런 느낌을 주는 일이 많은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 그리고 군무를 제외하고는 절대 두 명 이상이 동시에 등장하지 않는다. 두 명 이상으로 진행되는 서사가 없다고 해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의 장면에서 다른 사람의 전환되는 장면이 다 똑같지는 않지만 중심에 얼굴을 놓고 주변에 몇 개의 영상이 함께 나타나면서 전환되는 장면이 많이 보이는데 한 명에서 다른 사람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외 장면에서 하나 들 수 있는 것이 민지의 장면에서 잠깐 수담의 장면으로 넘어간다. 사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잠깐만 보인다. 여기서 수담의 화장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앞에서 서술한 화장이 아니라 거의 청순한 느낌 그대로 드러난다. 선악의 공존하는 순간에서 선으로 바뀌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전 및 결말
마지막 장면에 군무 이후에 단체로 모여 있는 장면이 잠시 있다가 수담 혼자 남는 장면으로 바뀐다. 먼저 단체로 모여있는 장면에서 수담만 의자에 앉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바닥에 앉아 있다. 왜 그렇지? 하고 생각할 시간도 없어 수담 혼자 남는 장면으로 바뀌는데 거기에서 수담이 상체가 묶여 있고 손에는 아까 그 초대장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수담의 화장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눈과 입술을 밝은, 상큼한 느낌의 모습을 보인다. 앞에서 여러 번 등장한 선악 구도로 보면 선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라고 하겠다. 수담이 묶여 있었다면 실제로 행동할 수 없었을 테니 그동안 벌어진 모든 일은 실제가 아닐 수 있다. 그냥 상상일 뿐이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겠다. 다중 인격으로 정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해석의 가능성
뮤직비디오 진행 내용과 가사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둠치타>의 예를 봐도 뮤직비디오에서는 어딘가를 터는 고급스러운(?) 집단 같은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노래 가사는 별로 관련이 없다. 자신감 정도라서 그렇게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하겠는데 <독사>는 그보다는 관련이 좀 있어 보인다.
앨범도 약간 짙은 녹색 분위기인데 실제 꽉 물리면 꼼짝할 수 없는 독사처럼 빠져나갈 수 없이 상대를 장악하는 지나친 사랑을 나타낸다고 하겠으며 뮤직비디오의 선악구도로 말하자면 그것이 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좀 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지독한 사랑에 지쳐 벗어나고 싶어하기도 하면서 또 다시 빠져드는 지독한 순환(?)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특별히 좁혀서 해석하면 시크릿넘버-락키의 구도에서 한번 빠져들면 벗어날 수 없는 지독한 사랑으로 된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추가: 불꽃
이 뮤직비디오에서 꽃이 지극히 일반적인 의미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수담이 꽃더미(?)와 함께 있는 것도 그러한 방향에서 해석이 가능한데 진희의 장면에서 꽃에 불을 붙이는 장면은 미의 파괴 차원에서 악의 방향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우연히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싱글5집 탭의 앨범 표지가 불 붙은 꽃이다. 실제 <탭>이나 <슬램> 뮤직비디오에서 특별히 그러한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 보이지 않는데 혹시 이번 싱글6집과 관련이 있나 했다.
관련 정보
[뮤직 비디오 리액션] 동영상에서 간단한 설명이 보인다.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IMm5g9DHRHU
여기에서 선악에 대한 제공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녹화 시점에 달라 복장이 달라졌는데 위 언론 인터뷰 장면과 앉은 자리 배치가 같다.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6Tr5wV1opKw
뮤직비디오 첫 장면이 강조하고 싶은 인상을 정리해 두었다고 할 수 있는데 수담이 혼자 벽에 기대어 정면을 응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좀 어두운 색 위주 화장으로 약간 불안한 듯 빠져들지만 빠져들지 말아야 할 듯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하겠다.
추가
새로 음반이 나왔을 때 음악 방송 외에 각종 방송에 출연하는 일은 흔히 있는데 2023. 05. 25. 배성재의 텐 프로듀스 1077에 레아-디타-민지가 출연했다.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k7KbYCgmfvQ (대략 시작하고 11분 정도 지나야 셋이 입장한다)
프로그램 부제처럼 붙어 있는 표현도 재미있는데 '이상한데 재미있는 아이들'이라고 했다. 제목의 표현처럼 '알고 보면 재미있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한데(본인 해명대로 어려서 별로 일본을 여기저기 많이 다녀보지 못했고 이후에 한국에 와서 거의 10년을 지냈으니) '제가 일본을 잘 몰라서요~' 같은 표현으로 초반부터 분위기를 장악했다. (재미를 위해 적당한 과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본 활동 때에 맛집을 민지에게 물었다고 한다. 앞으로 별명을 '시이재'(시크릿넘버에서 이상하지만 재미있는)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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