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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기타

팬의 개념(?)

by 풍경과 생각 2022. 7. 21.

이 간단한 글을 준비하며 며칠이나 시간이 걸렸다. 이 글을 제대로 시작하려면 너무 많은 사항을 준비해야 하고 제목을 정확히 어떻게 정해야 할지 복잡했다. 최대한 다룰 내용을 줄여야 그나마 적을 수 있겠다. 제목도 몇 번을 고쳤는데 아직도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제는 그만 고쳐야 한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기억하지 못하겠는데 어느 정도 유명한 아이돌들은 인터뷰에서 팬클럽 공식 이름을 부른다, 아미처럼. 그런 표현이야말로 팬클럽에 속한 사람들에게 확실한 소속감을 준다. 팀의 이름과 연관 있는 것으로 정하는데 외부인으로서는 외우기도 힘들다. 

 

여기서 잠시 나만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인가? '팬'의 개념을 사전적으로 어떻게 정의하든지 간에 현실적으로 '팬'의 개념에 내가 들어가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팬일까? 

 

이번 글을 쓰면서 내 음악 감상 인생을 되돌아보았다. 세월이 하도 지나서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CD를 마지막으로 구입한 것은 2012년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특별한 의미의 선물이었고 내가 들으려고 산 것은 아니었다. 내가 들으려고 CD를 산 마지막 해는 2010년이었다(귀찮지만 이번에 검색해보고 알았다). 그 이후로는 모두 mp3만 샀다. 해마다 샀던 양은 들쑥날쑥했지만 검색도 하고 추천도 받고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과거에 CD 사던 시절에 일부 가수는 대부분 씨디를 샀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몇몇 가수 노래 대부분 mp3는 다 샀다. 그런데 진짜 팬의 입장에서 나를 팬으로 간주할까? 바꿔서 생각하면 팬으로 간주해주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CD 하나도 안 사고 꾸준히 사온 사람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반대쪽을 생각해보면 아예 mp3 하나도 사지 않은 사람과는 다르지 않을까? 그런 가수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텐데 똑같이 간주된다면 나도 약간은 섭섭한 마음이 들 것도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예를 들면 아미와 무관심한 사람 사이에 내가 있는 것 같다. 귀찮은 것이 많은 데다가 여러 사람의 다양한 노래 듣기를 좋아하는 편이라(여기서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음악 장르 중에 딱 하나는 안 좋아한다. 살면서 그러한 종류의 CD나 mp3를 단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다) 특정 인물의 팬클럽에 가입해서 활동하기에는 게으름 때문에 너무 부담스럽다.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나는 누구인가? 주변인, 또는 감상인이라고 해 두자. 당장은 이 정도로 만족하고 현재 이것이 나의 정체성이라고 해두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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