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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감상

[감상문] 하이키(H1-KEY),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Rose Blossom)

by 풍경과 생각 2023. 2. 15.

[네이버 바이브 노래 정보] https://vibe.naver.com/track/60035568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Rose Blossom) - H1-KEY(하이키)

[VIBE] 좋아하는 음악, 좋아할 음악이 모두 여기에

vibe.naver.com

 

(이 노래를 한두 번 접한 다음에 일부는 즉각적으로 완성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전에 자주 사용했던 방식으로 원곡의 분위기를 살리며 진행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런 방식이 좀 더 어렵게 느껴져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그래서 일부분은 기억 속에서 사라져 원안과 1/3 이상은 달라졌다. 어쨌든 2023년 등장한 곡에 처음으로 감상을 추가하게 되었다. 뮤직비디오 정리도 필요한데 일단 이것만 올린다. 뮤직비디오 정리도 진행 중인데 끝나면 '감상문' 항목으로 바꿨다. 처음에 앨범 표지를 보았을 때 글자도 날카롭고 뾰족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장미 가시를 연상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미를 찾아서>

숙소: 소박하거나 약간 거칠지만

숙소 외부 장면을 보면, 옐이 이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세차하는 장면에서 실질적으로 시작한다고 하겠는데 어느 정도 여유가 갖춰져 있다면 집안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세차를 대신 해줄 것이고 그렇지는 않다면 멋진 세차장에서 직접 세차할 것 같은데 먼저 세차하는 물이 담긴 통이 그다지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 화면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데 자갈 깔린 곳에 건물은 컨테이더 박스이다. '이런 데서 사는가 보다'라는 느낌을 준다. 리이나는 의자에 앉아 샌드위치 같은 빵에 우유 같은 음료로 한 끼를 때우고 있다. 넷이 모여 할리갈리 카드놀이를 하는데 리이나가 잘못 보고 일어났다가 아닌 것을 알고 약간 멋적은 표정을 짓는다. 재미를 주는 효과도 있고 아직은 뭔가 잘 되지 않은 단계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으로 확대해석할 수 있다. 

숙소 내부 장면을 보면 넷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장면 중에 하나는 카센터 같은 곳이 있는데 약간 낡은 시설 같은 느낌을 준다. 사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정식 사격장에 정식 표적지가 아니라 찌그러진 깡통을 넘어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사격도 소박하게 즐긴다고 할 수 있다. 비가 새는 곳에 촛불 하나에 서이를 중심으로 휘서와 옐이 기대서 자고 있다. 이 장면은 정전 등으로 여러 상상을 할 수 있는데 어째 됐든 현실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군무가 펼쳐지는 곳도 무슨 창고 같다. 비록 이곳에서 춤을 추지만 그래도 잘 한다는 대조의 효과를 주는 효과도 확대해석할 수 있다. 

숙소의 네온사인에 상반되는 표현이 있다. 숙소 외부로 보이는데 네온사인 'afflictive'라는 것이 현실의 상황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그런데 그렇게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만은 아니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 'ROSE BLOSSOM'이라고 꼭대기에 네온사인이 있고 내부에도 같은 문구가 있다. 현실을 나타내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이런 곳에서 미래를 연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애착 인형

처음에 바로 파악하지 못했었는데 나머지 셋은 바로 차에서 내렸는데 운전하는 휘서만 좀 뒤에 내리는데 애착 인형을 갖고 내리는 것이라는 알 수 있었다(이 장면을 처음에 봤을 때 좀 확대해석했던 기억이 있는데 휘서가 어깨끈 달린 인형을 가방처럼 메고 있어서 혹시 인형 같이 생긴 가방인가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있는 장면에도 애착 인형을 안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인형 태우는 장면과 비교해 보면 좀 모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단절을 강하게 표출한다면 다 태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버릴 것은 버리고 단절할 것은 단절하면서도 지킬 것은 지키겠다는 자세로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그렇게 보니 애착 인형은 순수의 상징일 수도 있겠다. 

 


레스토랑

이 뮤직비디오에 얼마 안 되는 근사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숙소와 대비된다. 짧은 시간만 나오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장면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잠시 어떤 종이를 함께 보는 장면이 있다. 비록 현실은 이렇지만 우리에게는 '계획이 있다'(영화 <기생충>에서 계획이 있다는 것과는 당연히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장미

숙소에서 리이나가 앉아서 자고 있을 때에 옐이 리이나 턱 쪽에 녹색으로 선을 긋는다. 처음 봤을 때도 장미의 상징으로 녹색 가지처럼 그었다는 추측을 하게 한다. 얼굴에 장난을 친 것은 맞다고 하겠지만 동시에 이상을 현실화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장난은 아니라고 확대해석할 수 있다. 군무에서도 장미의 모습을 담았다고 한다. 넷 외에 여러 무용하는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원형, 타원형 등의 모습은 장미를 형상화한다고 했다. 장미처럼 피어날 사람들이라는 상징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장미가 미래를 상징한다고 한다면 반대로 현재를 상징하는 것은 숙소(또는 그 부근?) 외부의 네온사인 'afflictive'라고 하겠다. 처음에 볼 때는 그냥 네온사진 정도로 생각했는데 단어 의미로 보면 현재의 삶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서이가 혼자 앉아 있다가 무슨 빛 같은 것을 보고 전등을 들고 주변을 돌아보다가 어떤 건물의 닫힌 문을 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빛이 새 나오는 것을 보게 되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좁은 틈에 장미가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런 곳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후에 새가 날아가는 빛을 쫓아 함께 움직이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더 이상 어리지도 약하지도 않아

이 뮤직비디오는 역전적 구성을 보인다고 하겠는데 처음에 우산을 쓰고 인형 태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마지막 부분을 약간 보여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서이가 흰 토끼 인형을 불에 던지는 장면에서 '토끼의 해인데 왜 태우지?' 하고 넘겨 짚었던 기억이 난다. 과거와의 단절을 의도하는, 태우는 행위의 일반적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후에 우산을 던지고 함께 즐거워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마침 비가 그쳤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외부 상황도 달라질 것이라는 식으로 확대해석해 볼 수도 있겠다.


우리는 누군가의 장미

이 노래의 '장미'는 일차적으로 넷을 두고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엄청난 준비를 해서 올라왔지만 끊임없이 더 나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그리고 일부 흔히들 하는 말로 '떴다'는 말을 듣기까지 계속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노래를 들으면 일차적으로 떠오른다. 그런데 이차적으로 하면 이 노래를 듣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 '내 상황과 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살지만 가시는 지키기 위할 뿐이고 결국 제대로 피어나면 시각적, 후각적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우리'는 누군가의 장미일 수 있고 그런 꿈을 꾸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로 들릴 수 있다. 감상시는 다음과 같다. 

 

눈 떠보니 이곳

어둡고 차가운 건물 사이

어떻게 여기에 있지?

 

기억이 없다

하여간 그냥 있다

악착같이 버티고 있다

 

지나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본다

 

자기 방식대로 규정하는 사람들,

자기 방식대로 정리하는 사람들,

자기 방식대로 충고하는 사람들,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 말고

차라리 무관심한 사람이 좋아

 

어둡고 습하고

바람부는 이곳

눈비를 맞고

때론 먼지를 뒤집어쓴다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

생각하지 않으련다

 

내게는 최고의 꽃잎이 있다

내게는 최고의 향기가 있다

 

보여줄 것이다

널리 퍼뜨릴 것이다

아름답게 빛낼 것이다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vfUAckewh_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