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 경기는 기회가 되면 종종 보는 편인데 좀 특이한 일이 있어서 따로 적는다. 국내 언론에서도 이 경기 중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 기사가 나왔다.
먼저 이 날 경기 통계 정보를 보면 먼저 골든스테이트 측의 드레이먼드 그린과 클레이 탐슨, 미네소타 측의 제이든 맥다니엘스 출전 시간이 모두 1:43으로 되어 있다. 점볼의 기사 링크는 다음과 같다.
https://v.daum.net/v/20231115202709694
[NBA] 그린-탐슨 퇴장에 변명한 커 감독 "고베어가 먼저 시비 걸었다"
[점프볼=이규빈 인터넷기자] NBA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난투극이 펼쳐졌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3-2024시즌 NBA 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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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면서 정리한 상황은 다음과 같다. 클레이 탐슨이 먼저 제이든 맥다니엘스 멱살을 잡아당겼고 제이든 맥다니엘스도 클레이 탐슨 멱살을 잡아당겼는데 이 와중에 클레이 탐슨 옷이 찢어졌다. 이를 말리려고 루디 고베어가 클레이 탐슨의 허리 부분을 잡았는데 이때 루디 고베어 뒤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이 나타나 루디 고베어 목을 졸랐다. 결과는 제이든 맥다니엘스와 클레이 탐슨은 더블 테그니컬 파울로 퇴장, 드레이먼드 그린은 플래그런트2 반칙으로 퇴장 처리되었다(미국 프로농구 홈페이지에 해당 경기 1쿼터 10:17분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동영상 지원이 된다).
왜 클레이 탐슨이 먼저 멱살을 잡았는지 원인을 동영상만 봐서는 알 수 없다. 단순한 추측으로는 혹시 제이든 맥다니엘스와 클레이 탐슨이 경기 중에 서로 설전을 벌였는가 모르겠다. 다만 위 기사에 보면 스티브 커 감독은 고베어가 먼저 클레이 탐슨 목을 졸라서 드레이먼드 그린이 정당한(?) 폭력을 사용한 것처럼 말했다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루디 고베어는 클레이 탐슨의 허리를 잡고 있다. 위 기사에서 스티브 커 감독은 클레이 탐슨 퇴장 판정이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말했다는데 나야 농구에 조예가 있지는 않지만 상호 폭력에서 동반 퇴장 조치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위 기사에서도 스티브 커 감독의 발언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지휘 방침 또는 단순 유형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혹시 자기 선수들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서 자기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발언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까지 옹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미국 프로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이렇게 생각한다고 누군가 생각할 수 있지만 감독으로서 이러한 행위는 잘못되었다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경기 중에 유감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중립적인 듯한 표현으로 넘기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경기는 치열하게 하더라도 폭력 또는 과격한 행위를 막으려는 노력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언이 공정한, 수준 높은 경기를 지향하는 태도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참 '유명한' 사람인 만큼 더 주목하게 하는 사건이다.
경기 자체만 놓고 보면 미네소타는 제이든 맥다니엘스, 골든스테이트는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이 퇴장되었고 또 스테픈 커리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것을 놓고 보면 확실히 미네소타가 유리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골든스테이트 브랜딘 포지엠스키가 맹활약해서 미네소타가 상당히 고전했다. 홈페이지 자료를 보면 경기 시간 대부분은 골든스테이트가 앞섰다. 만약 골든스테이트가 이겼다면 고액 연봉자(나무위키에 보면 2023~2024년 연봉으로 클레이 탐슨은 4천만, 드레이먼드 그린은 2천만 달러가 넘는다) 두 명이 퇴장당하고도 이긴 셈이니 두 명으로서는 다소 쑥스러운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두 명으로는 차라리 져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미네소타가 104: 101로 힘겹게 이겼다.
클레이 탐슨이 지난 시즌에 데빈 부커와 설전을 벌이다가 퇴장당한 기억이 있는데 이제 또 퇴장당하니 이러다가 정기적으로 퇴장당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홈페이지에 클레이 탐슨 통계가 정리되어 있는데 아직 1/4도 지나지 않았지만 2023~2024년 평균 득점 14.6점, 3점슛 2.4개는 첫 해 평균 득점 12.5점, 3점슛 1.7개를 제외하면 최저 기록이다. 득실마진도 -0.7로 첫 해 -2.0을 제외하면 최저 기록이다. 물론 시즌이 계속하면 이러한 수치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5~2016년 득실마진 10.5에 비하면 많이 낮아진 상태이며 2017~2018년 득실마진 5.4을 기록하고 그 수치도 매년 하락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올해 갑자기 크게 좋아지리라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나무위키에 데빈 부커와 설전을 벌일 때 데빈 부커가 부상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했다고 했다는데 2019~2020, 2020~2021년 부상으로 쉰 이후에 이전 상황으로 확실히 돌아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경기 중에 이렇게 유명해지는지(?) 모르겠는데 수치 하락과 퇴장 증가의 연계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가] 2023. 11. 18.(토)
내 생각으로는 이 사건은 언론에서 잠시 시끄럽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냥 넘어가겠지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서 추가로 쓸 필요가 생겼다. 다음 날 기사를 보면 드레이먼드 그린은 5경기 출장정지(당연히 해당 기간 연봉을 못 받는다) 처분을 받았고 클레이 탐슨, 제이든 맥다니엘스는 2만 5천 달러 벌금형을 받았다. 그런데 루디 고베어까지 벌금형을 받았다던데 이후 다른 경기 국내 중계진이 루디 고베어는 이런 조치에 이의신청을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중에 아무 벌칙 처분을 받지 않았는데 왜 벌금을 내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국내 중계진의 언급에서 듣는 순간에는 약간 놀라기도 했었는데 드레이먼드 그린이 5경기 출장정지 처분에 놀랐다는 말 때문이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늘 '부드러운' 징계가 많아서 이 정도까지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이 정도도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강한 처분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 일을 통해서 일으킨 문제에 비례해서 처분이 확실해 내려지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대로 다 말하고 행동하면서 이후 처분이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이후 재발 방지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https://v.daum.net/v/20231117162136005
커 감독 “고베어 목 조른 그린, 너무 멀리 갔다” 인정
[동아닷컴] 소셜 미디어 캡처. 미국 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경기에서 루디 고베어의 목을 졸라 사무국으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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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다른 기사를 검색해보니 스티브 커 감독이 언론과 이후 인터뷰에서 태도가 다소 변한 것으로 보인다. 드레이먼드 그린의 행동이 지나쳤다고 했다고 한다. 다만 루디 고베어가 자기 선수를 말려야 하기 때문에 드레이먼드 그린의 행동을 유발한 측면이 있다는 해명은 개인적으로는 설득력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루디 고베어의 팔만 떼놓으려고 하는 시도를 하지 않고 처음부터 목을 졸랐기 때문이다. 루디 고베어가 처음부터 클레이 톰슨을 위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측면이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처음에 너무나 당당한 태도에서 바뀐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루디 고베어가 폭력 유발자인 것처럼 느낌을 주는 태도는 전면적 인정과 사과의 태도라기 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이 정도의 사과라도 드레이먼드 그린이 직접 해야 더 의미가 있다. 감독이 지적했다고 해도 문제가 커질까봐 대신 사과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가장 이상적으로는 직접 의견을 표명하고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면 될 일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너무 크게 기대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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