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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감상

[옮긴 글] 단에 오르며(2005. 1)

by 풍경과 생각 2020. 12. 27.

문이 열린다.

단에 오른다.

 

수 많은 눈이 한 곳을 향한다.

나는 그들을 본다.

 

무슨 말로 시작할지,

어떻게 할지,

마무리는 어떤 게 좋을지

생각 안 한 것도 아니지만

생각 안 한 것 같다.

 

손도 떨리고

다리도 떨리지만

한 가지만 생각하자, 한 가지만 생각하자,

그러면서 조금 말을 꺼낸다.

 

드디어

부끄러운 나의 속에

감추어져 있던 또 다른 나, '그'가 등장한다.

 

부끄러움, 두려움, 그 모든 마음은

'그'가 나오면서 사라지고

그가 몰고오는 신명 속에서

우리는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