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대로의 사랑', 이렇게 제목만 봐도 아, 정신주의 사랑(?-플라토닉 러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누구나 바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그랬다. 다만 제목을 먼저 들은 것이 아니라 곡을 먼저 듣고 난 다음에 나중에 제목을 알게 됐었지만 처음에 제목부터 보았다면 그런 생각이 들었으리라 한다.
정신주의 사랑은 어떻게 보면 정신적 사치, 우월감의 반영 같은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을 실제로 지적한 분도 계셨다. 이광수의 소설에서 그러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하면서 문제라고 하신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난 남들과 달리 지고지순한 경지의 사랑을 한다고 하는 우월의식의 반영일 수 있다.
꼭 우월감이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에 나도 은근히 그러한 경지를 꿈꿨던 기억이 난다. 다만 스스로에게라도 지금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것은 상상 속에만 존재할 뿐이라고. 그러한 경향이 미숙한 소녀에게 종종 보인다고 하는 글을 읽으면서 약간 황당했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그런 만큼 순수할 수 있고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고 극찬하는 경우도 보았다. 하긴 어떤 반응을 보이거나 크게 진전되는 것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계속 생각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 노래를 들을 때 첫 이 구절이 마음이 와 닿았던 기억이 난다. 일단 자신의 간절한 마음이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고백을 준비하는 말 같기도 하다. 다만 제목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그렇게 해석될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도 느낄수있겠죠.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못합니다 하면 계속 끌고 나가기 어렵다. 반복기 너무 계속되면 식상해질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면 상대가 한번쯤 이런 마음을 알아줬으면 할 것이며 그것만으로 어느 정도는 만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결국 사랑을 이룰 수 없다고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마음가짐(실제로 어떻게 되든지간에)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빨리 결과를 기대했다가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떠나게 된다.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반복하면서 마음을 분명히 밝히며 아쉬움을 남긴다. 이렇게 노래를 들으면서 나대로 수정해 본다면 이렇게 될 것이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 할 때나
때론 정신 없이 손가락이 키보드위를 날아다니거나
혹은 이곳저곳 정신 없이 다닐 때에도
잠시의 시간이 주어질 때면
언제나 당신 생각입니다.
긴 편지지에 깨알같은 글씨로 장문의 편지를 생각해보기도 하고
멋지 배경화면에 내 마음을 담아 보낼 사진작업도 생각했고
아니면 한 마음의 일기장을 가득 담아 보낼 생각도 했었고
나의 사랑 노래를 씨디에 담아 보내려 했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도 느낄 수 있겠죠,
그 때의 의미 없이 보이는 미소와
조금은 과장돼 어색했던 몸짓과
약간 떨리던 목소리의 속에서
어떤 마음이 숨어 있었는지.
비록 따로 한 잔의 차를 마신 적도 없었고
영화 한 편을 같이 본 적도 없었지만
함께 할 수 있던 시간이 있어서
당신을 좀더 볼 수 있던 만큼
나는 행복했습니다.
끝내 당신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
당신이 영원히 떠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의 사랑이기 때문에
나는 영원히 그대를 기다리며 이 마음을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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